제2의 도약, 사회 경제

은퇴설계의 6가지 함정

주가 자주 확인하면 수익 늘리기 어려워 … 소득 공백기 해법은 재취업 

1. 펀드의 과거를 묻지 마라 : 펀드를 고를 때 과거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펀드의 과거 행적을 투자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백미러를 보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시장은 늘 예측을 불허하고 변동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달 얼마를 저축할 것인지 지출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선 완벽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뛰어난 실적을 올린 펀드매니저라도 언젠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면 믿을 것은 자기 자신 밖에 없다. 시장은 변화무쌍하고, 약속은 종종 배반 당한다. 아무것도 보장된 것은 없다. 대신 보유 재산과 미래의 계획은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으니 상황이 변한다 해도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2. ‘손실회피심리’에 말려들지 마라: 개인들은 대부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아무리 시장환경이 험악하더라도 떨어진 주가는 일정 수준의 반등을 동반한다. 주가 하락을 견뎌내면서 시장은 곧 회복하리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보유 주식이 손실을 봤다고 팔고 게임을 끝내는 것은 손실을 실현해 재산을 축내는 결과가 된다. 투자자의 의사결정은 꼭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중 하나가 ‘손실회피심리’다. 이익보다는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급적 피하려 한다는 이론이다. 손실로 인해 받는 심적 고통을 똑같은 정도의 이익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두 배 정도 크게 느낀다는 실증연구도 있다. 문제는 손실회피심리의 함정에 빠졌을 때다. 손실의 고통을 피하려고 비이성적 행동을 하다 손실을 더 키우기 때문이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손실을 싫어하는 나머지 자꾸만 값이 떨어져 손실 난 주식을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익 난 주식을 팔고 손실 난 주식을 더 많이 사들여 언젠가는 오르리라는 헛된 희망을 부풀리기도 한다. 그러나 기다리다 지쳐 주가의 바닥권에서 처분하는 우를 범한다. 오히려 살 때인데도 그렇게 행동한다. 주가를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면 손실회피심리에 빠지기 쉽다. 상승 추세인 주가가 일시적 하락을 했어도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해 서둘러 처분에 나선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것이다. 손실회피심리에서 벗어나려면 주가 정보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3. 정기적으로 수익 실현 나서라: 투자한 펀드나 주식을 무작정 내버려두는 것도 잘못이다. 수익을 실현할 시점을 놓치기 때문이다. 투자의 목적이 재산을 증식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투자 전략을 점검하거나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것을 게을리하면 수많은 수익 실현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가 된다. 반기나 분기, 또는 1년에 한번 정도 펀드 리밸런싱과 자산 교체를 단행할 것을 권한다. 포트폴리오의 전체 수익이 당초 목표보다 커졌다면 수익 성장이 가장 가파른 자산부터 처분하도록 하자. 이런 전략은 은퇴 전이나 은퇴 후의 자산 운용에서 똑같이 유효하다. 

4. 은퇴 초기의 자산은 현금성 상품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예비 은퇴자들이 오랜 세월 쌓아 올린 공든 탑을 속절없이 무너뜨렸다. 준비해온 노후자산이 하루 아침에 왕창 깨지는 바람에 생활비를 감축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은퇴 시점에 시장이 폭락한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생활비 인출을 위해 노후자산을 헐값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 초기는 노후 삶의 향배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시장의 변동성을 피할 수 있는 운용전략을 세워야 한다. 은퇴 후 3년 정도 쓸 생활비는 장기 투자자산인 주식이나 펀드로 마련할 것이 아니라 단기채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현금성 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주가의 바닥 국면에서 은퇴하더라도 손실 난 투자 자산을 팔지 않고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 

5. 은퇴 전 빚을 정리하라: 소득흐름이 끊어지는 은퇴 이전에 부채를 없애는 것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 중기적인 부채 상환 계획을 수립해 실천해야 한다. 수입과 지출, 자산과 부채를 빈 종이에 한 장으로 요약해 적어보자. 마치 건강진단처럼 자신의 가계 재정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이런 점검을 6개월에 한 번씩 실천하다 보면 매우 구체적으로 나의 ‘금융 건강’이 보일 것이다. 이자율이 높은 부채는 은퇴자에게 재정적 암에 해당한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불어나는 암덩어리는 애써 모은 재산을 소리없이 파괴해 버린다. 마이너스 통장이나 자동차 할부금 같은 고비용 대출부터 먼저 청산하자. 빚을 끄는 것 못지 않게 빚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은퇴 후 자영업 창업으로 부채를 늘리지 말자. 한국은 자영업자의 무덤이다.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 자영업으로 재미 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일단 자영업을 하면 문을 닫는 순간까지 빚을 져서라도 유지하려는 무모함이 작용한다. 은퇴 후에는 웬만하면 자녀와 관련한 지출로 빚을 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최근 알뜰 결혼식을 하자는 움직임에 따라 스몰 웨딩(작은 결혼식)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양가 사이에 혼수가 오가고, 남자 측에서 집을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체면 문화까지 더해져 수백 명의 하객을 호텔 결혼식장에 초빙해야 멋진 결혼식이라는 생각도 고개를 든다. 하지만 자녀의 결혼으로 인해 부모가 빚까지 지게 되면 노후 빈곤은 남의 일이 아니다. 

6. 소득공백기를 대비하라: 은퇴 후 건너야 할 또 다른 깊은 강은 소득공백기다. 소득공백기는 ‘신 보릿고개’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은퇴 이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을 의미한다. 보통 민간기업에 근무하면 50대 중반에 퇴직하지만 국민연금 수령시점은 고령화로 인해 점점 늦춰지고 있다. 올해까지는 61세, 2018년엔 62세, 2023년엔 63세, 2028년엔 64세, 2033년부터는 65세에 연금을 받는다. 길게는 10년에서 짧게는 5년 안팎의 소득공백기가 생기는 것이다. 소득공백기에 대비하려면 ‘징검다리 수익원’이 필요하다. 가장 바람직하기로는 재취업을 해 다만 얼마라도 근로소득을 버는 것이다. 재취업은 정신건강에도 좋다. 은퇴 후 30~40여년의 긴 인생 후반부를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소일한다는 건 끔찍하다. 돈도 돈이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것이 좋다. 매달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연금형 상품을 활용해 소득공백기에 대비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즉시연금과 월지급식 펀드로, 목돈이 있을 때 활용하기 좋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가입해볼 만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공백기에 대비할 수 있으며,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50대 직장인이 연금저축으로 5년 동안 매년 1800만원의 한도까지 돈을 모으면 약 9000만원의 노후소득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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