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휴식, 문화 생활

섹스가 ‘건강과 장수의 묘약’인 이유

첨단의학으로 성(性)과 건강의 연관성 검증돼

올해 한글날은 음력 9월 9일로 중양절(重陽節)이다. 9는 양수(홀수) 가운데서 극양(極陽)이라서 이날을 특히 중양이라 했는데, 연중 양의 기운이 가장 강성할 때라 우주만물의 기를 흡수하면 몸이 튼튼해지고 정력이 강화된다고 여겼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세시 명절이지만 한때는 추석보다 더중히 여긴 중양절에는 먹거리를 장만해 경치가 좋은 곳으로 나들이를 했다. 선비들은 단풍이나 국화 앞에서 잔을 권하고 받으면서 시를 짓거나 그림을 그렸다. 중양절 때 즐겨 먹는 음식은 국화전과 국화만두, 국화주이다. 국화주를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여겼는데, 궁중에서는 특별한 날 축하주로 애용되었고, 먼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길의 안녕을 비는 액막이 주(酒)로 선택되기도 했다. 여성들은 이날 국화로 만든 꽃 비녀를 꽂고, 국화꽃을 말려서 국침(菊枕)이라는 베개를 만들었다.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남자의 꽃’인 국화로 만든 베개를 베면 양의 기운이 퍼져나와 기를 손상하지 않게 됨은 물론이고, 부부 관계에도 활력이 생긴다고 믿었다.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는 선비에게 다섯 가지 가르침을 준다고 중국의 문헌인 《종회부(鐘會賦)》에 쓰여 있다. 밝고 둥근 것이 높이 달려 있으니 ‘천덕(天德)’이고, 일찍 심어도 늦게 피니 ‘군자의 덕’이요, 술잔에 꽃잎을 띄워 마시니 ‘풍류의 덕’이고, 서리를 맞고도 꽃을 피우니 ‘지조의 덕’이 있음이며, 빛깔이 노란 땅의 색이니 ‘지덕(地德)’이라 했다. 우리 선조들이 계절의 변화는 물론이고 꽃 한 송이, 먹거리 하나에서도 걸출한 성적 능력을 갈망한 것은 다산(多産)이 풍요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임금의 첫 번째 덕목이 자식을 낳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농경사회에서 다산은 국가와 가정의 지상과제였다. 물론 지금도 자식을 낳는 것은 인간의 가장 숭고한 ‘생산활동’이다. 이런 이유로 인류는 예로부터 성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무병장수를 위한 양생법(養生法)에 집착했는데, 현대 의학에 의해 성과 건강의 연관성이 입증되고 있다. 의학 전문지인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발표된 영국 브리스톨대학 연구팀의 보고에 의하면 활발하게 성생활을 즐기는 중년 남성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결과가 나왔다. 45세에서 59세 사이의 남성 918명의 성생활과 사망률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가장 활발하게 성생활을 하는 그룹의 사망률은 가장 소극적인 그룹의 절반에 불과했다. 성생활은 조깅하는 것과 같이 아드레날린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호흡과 맥박을 빠르게 해 심장과 폐를 좋게 한다. 따라서 활달한 성생활은 노년에 걸리기 쉬운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한 번의 부부관계는 2500kcal를 소모할 정도로 운동효과가 있으며, 세포의 산소량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킨다. 좋은 콜레스테롤(HDL)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비율을 조절하는 한편,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더불어 전립선을 보호하며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옥시토닌 농도’를 증가시켜 부부관계를 더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따라서 건강과 장수를 원한다면 지속적인 부부생활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샤워하는 아내가 무서우면 ‘성욕 감퇴’ 출처 :

식욕에 버금가는 본능적 욕구이면서 절대적 쾌감을 주는 성행위도 나이가 들면 이런저런 이유로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신혼 때는 설거지하는 아내의 뒤태에도 반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던 남성들이 ‘샤워하는 아내가 무섭다’거나 ‘건너뛸 수 있다면 의무방어전도 피하고 싶다’고 하소연을 한다. 이런 이유로 ‘과부 아닌 과부’ 신세가 된 여성들이 남편과 함께 진료실을 방문해 “철 따라 비싼 보약까지 챙겨주는데 잠자리를 한 달에 한 번도 갖지 않는다”며 “몰래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면 병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 일도 적지 않다. 성욕은 ‘테스토스테론’이란 남성호르몬이 뇌를 자극해 생기는데, 보통 남성의 성욕이 여성보다 훨씬 충동적이고 강력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10~20배 많은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40대(남 21%, 여 24%), 50대(남 31%, 여 22%), 60대(남 24%, 여 15%)의 분포로 성욕감퇴를 호소하고 있는데, 갱년기 남성들이 스트레스와 성인병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욕 감퇴는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같은 성인병과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동년배보다 성행위 횟수가 현저히 적고, 발기력이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성인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성욕은 한순간에 저하되지도 않지만 일시에 회복되지도 않으므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폐기능이나 회음부를 강화시켜주는 운동이 효과적인데, 조깅이나 가벼운 등산을 권한다. 운동으로 신진대사가 좋아지고, 성호르몬이 증가해 성욕이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갱년기에 접어들수록 지속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생활이 건강을 해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장기간 금욕을 하면 회복불능의 성기능장애나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성욕과잉증은 인구의 5% 내외

한편, 성욕감퇴로 본의 아니게 ‘고개 숙인 남자’와 달리 성행위에 집착해 하루도 쉬지 않고 추근거리는 사람들도 있다. 간혹 “잠자리가 악몽”이라며 “남편이 바람이라도 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아내는 오직 섹스만 생각하는 남편이 짐승처럼 보이거나 자신을 성적 노리개로만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회의감을 갖기 마련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로 인해 널리 알려진 성욕과잉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성에 집착하는 것, 카사노바처럼 여자를 계속 정복하는 것, 스토커처럼 이성에게 집착하는 것, 하루에 몇 차례씩 자위행위를 하는 것, 동시에 여러 명과 성관계를 맺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도 인구의 5% 정도가 성욕과잉증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코올중독이나 도박중독, 흡연 등과 마찬가지로 뇌에서 충동성을 조절하는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해석한다. 성욕과잉증은 부부간의 성 사이클의 불균형을 초래해 가정불화와 가정파탄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성욕과잉증은 뇌호르몬 과다로 인한 신체적인 원인도 있지만 권태감, 불안, 우울, 조울증 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래서 심리 상담을 통해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데, 증세가 약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세가 심하면 항정신병약과 충동조절약을 투여하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시키는 호르몬요법을 받아야 한다. 최근 들어 성욕과잉증 환자가 늘고 있는데, 싱글족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혼자서 고립된 생활을 할 경우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성에 집착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성욕과잉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포르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도 성욕과잉증을 부추기고 있는데, 무분별한 성충동은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성욕도 성생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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