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사회 경제

은퇴 후 창업, 또래가 아닌 젊은이와 크로스하라

청년들의 튀는 아이디어를 이용하라

세대 융합은 창업 아이템에 목마른 은퇴자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들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기업 근무 경험을 가진 중장년들은 경영에 대한 전문성과 인맥이 뛰어나다. 그러나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부족하다. 반면 청년들은 새로운 시대 흐름을 포착해서 기회를 만들어 내는 감각을 갖고 있지만, 자본이나 경영 전문성은 부족하다. 사업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필요한 자본을 조달해야 하고 기술과 경영 전문성도 필수적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세대 간 융합은 창업 성공의 강력한 조건이 될 수 있다. 특히 은퇴자들 중에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전문 인력이 많다. 이들은 이직이 잦은 청년들과 달리 안정적인 근무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들의 코칭과 지원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창업 기회를 찾는 청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까지 나서서 밀어준다니, 성공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장밋빛 희망보다 서로의 요구를 확인하라

세대 융합 창업의 성공 열쇠는 파트너 선정에 달렸다. 내게 적합한 파트너를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결합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자본과 아이디어를 결합할 것인가, 경험과 기술을 조합할 것인가, 경험 자산 중에서도 인맥이 필요한가 경영 노하우가 필요한가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이상적인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장밋빛 희망에 앞서 서로에게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각자 어떤 역할을 잘할 수 있는지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파트너는 가족, 낯선 사람, 직장 선후배, 사제 관계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노동력이 많이 드는 자영업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게 이상적이고, 스타트업처럼 전문 기술력과 경영 역량이 요구되는 영역은 낯선 관계일지라도 요구되는 분야의 역량을 충실히 갖춘 사람들과 결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낯선 사람과 결합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신원 확인과 과거 인생 이력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필요하면 평판 조회도 해야 한다. 직장 선후배 관계는 업무적으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경력을 살린 창업에 이상적인 결합이다. 최근에는 사제 간의 결합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정직’과 ‘신뢰’로 창업에 성공한 ‘어니스트 티’다. 이 회사는 스승과 제자가 ‘몸에 좋은 건강한 음료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공유해서 탄생한 회사이다. 스승 배리 네일버프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전략의 탄생>을 쓴 게임이론 전문가다. 그는 사업 경험이 부족한 제자 세스 골드먼의 자문 역할을 훌륭하게 맡아 어니스트 티가 성공 신화를 쓰는 데 기여했다. 

꼰대가 되지 말고조력자가 되라

세대 융합 창업은 이론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다. 그러나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 두 세대의 ‘마음’ 결합이다. 현장에서 컨설팅을 하다 보면 중장년층과 청년들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며 끼리끼리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이유를 물어 보면 서로 취향이 다르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대접받으려고 하는 등 사고가 유연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일 외의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돼 사업이 힘들어지는 사례도 많다. 이는 가족 창업에서 더 빈번하다. 파트너를 사업관계가 아닌 가족관계로 바라보고, 서로 너무 편하게 대하다 보니 더 많은 갈등을 겪는 것이다. 이런 갈등은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한다. 사업의 목적과 경영 원칙을 지키면 많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경영 원칙을 준수하는 것은 사심과 감정이 끼어들 여지를 없애주기 때문이다. 둘째, 창업 전 갈등을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파트너와 업무 프로세스를 명확히 하고 서로 지켜야 할 규칙을 준수하며 예외를 두지 않아야 한다. 특히 가족이 함께할 때는 근태, 역할, 책임 등을 명확히 하고 이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두자. 그래야 규칙이 무시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셋째, 필요하면 투자와 경영의 분리도 고려한다. 내가 투자를 많이 했더라도 회사 경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운영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 연장자라고 해서 ‘회장’ ‘부회장’ ‘부사장’ 등의 직책을 갖고 회사 전체 업무에 애매하게 관여하는 것보다는 경영 자문이나 조직 관리, 대외 영업 등 직무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대 융합의 장점을 잘 살리려면 조직 관리는 부모 세대가, 접객이나 마케팅, 영업, 기획, 연구 개발은 자식 세대가 맡는 게 좋다. 넷째, 부모 세대는 꼰대가 되지 않아야 한다. 과거의 무용담이나 잔소리는 세대 간 융합을 방해한다. 함께 창업했더라도 지시하고 명령하기보다 실무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 다섯째, 세대 융합 창업도 동업의 한 형태임을 명심하자.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투자에 따른 지분 관계, 의사결정 권한, 지켜야 할 규칙, 각자의 역할, 수익의 배분, 계약 파기 조건 등을 정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좋다. 가족이 함께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터에서만큼은 가족이 아니라 사업 파트너나 동료일 뿐이다. 여섯째, 너무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투자 수익의 시현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금 회수는 쉽지 않다. 따라서 투자할 때는 사업 모델과 청년 창업자의 역량을 잘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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