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취미 활동

중년 싱글, 외로움을 즐겨라

라틴 격언 중 ‘내가 가장 덜 외로울 때는 고독할 때다’

연구에 따르면 50대 이상 세대는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나열하세요’라는 질문에 53.9%가 ‘나 자신’이라고 답변했다.  2순위로는 남성의 21.8%가 ‘배우자’를 꼽았으며 여성은 27%가 ‘자녀’를 선택했다. 이는 나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절대 고독을 정면으로 마주해본 사람들은 안다. 외로움을 인정하고 즐기는 순간, 역설적으로 인간은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말한다. “혼자 사는 건 결핍이 아니라 능력이다”라고. 중년의 싱글이여, 이젠 담대히 외로움을 즐길 때다.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이비인후과 의사 김민준(가명, 50) 씨는 8년 차 돌싱이다. 그는 평일 진료 일정과 지인들과의 약속을 제외하곤, 주말 등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만의 여가 활동에 매진한다. 주로 여행이나 와인 마시기, 자동차 드라이브를 즐기는 그는 한 달에 두세 번은 주말마다 전국 구석구석을 누빈다.

“싱글이 된 후, 나만을 위한 투자로 스포츠카를 구입했어요. 여행지까지 스포츠카를 몰고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나 외로움 등 잡생각을 잊게 돼요. 와인도 과거 미국 생활 중 와인 경매를 통해 접하게 됐는데 이혼하고 혼자 와인을 즐기는 시간이 늘었죠. 와인 관련 서적이나 각종 와인 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와인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김 씨가 줄곧 혼자만의 취미 활동을 고수한 것은 아니었다. 이혼 후, 외로움을 잊기 위해 와인 동호회나 자동차 동호회에도 가입해봤지만 일부 불순한 의도로 참가한 사람들로 인해 부적절한 사교모임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또 평소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 특성상, 쉴 때만큼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그에겐 더 큰 위안이 됐다. 

“뭐든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고, 매진할 수 있다면 싱글의 삶도 외롭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도 인생의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취미 앱부터 오프라인 모임까지

최근 몇 년 새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애플리케이션 등 중년 싱글을 타깃으로 삼은 취미 온라인 모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중년 싱글’ 혹은 ‘4060취미’ 등을 검색하기만 해도 관련 카페나 모임들이 줄줄이 쏟아진다. 서울·경기 지역 내 대규모 중년 싱글모임 중 한 곳인 ‘봉주르’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년 싱글모임의 목적이 재혼이나 이성 찾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결혼보다는 공통의 취미 활동을 나누고 소통하면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려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이미숙(가명, 52) 씨도 모임을 동해 얻는 것이 많다고 한다. “4년 전 남편과 사별하면서 부쩍 사는 게 외롭고, 허망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저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서로 배려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무엇보다, 그저 이성을 만나기 위한 모임만이 아니라 산악모임, 와인파티, 여행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공유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제 안의 꿈도 하나 둘씩 찾게 됐습니다.”

같은 또래가 아닌 세대를 초월해 중년 싱글들이 취미 활동을 영유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모임도 다양하다. 취미 동호회 앱인 ‘프립’, ‘N소모임’ 등이 대표적이다. ‘프립(Frip)’은 래프팅, 서핑, 패러글라이딩, 카누, 양궁, 사격, 스쿠버다이빙, 클라이밍 등 혼자 즐기기 어려운 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모일 수 있는 장이다. 개인이 어떤 활동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올리면 다른 이들이 보고 동참하는 방식이다. 주최자는 일반인인 경우도 있고 전문가가 나설 때도 있다. 

무엇보다 시간상 문제로, 혹은 혼자서는 등록하기 부담스러웠던 종목들을 원하는 만큼 선택해 경험할 수 있어 싱글들에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N소모임’ 역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온·오프라인을 통해 취미 활동 및 친목모임을 다질 수 있다. 

공신력 있는 오프라인을 원한다면 독서 포럼 ‘나비’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독서모임 ‘양재나비’는 매주 토요일 새벽 6시 40분이면 책을 읽고자 하는 다양한 연령과 직종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2009년 독서 포럼 ‘나비’ 창립 당시 2~4명이었던 회원들이 이제는 100여 명을 넘어섰고 저자 특강 때는 750명이 모이기도 했다. 특히, 양재나비에 참여했던 회원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새로운 나비를 만들기도 한다. 

이들은 함께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년 2박 3일간 전국 나비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독서 MT’도 진행하면서 친분을 쌓고 있다. 나비 관계자는 “회원 분들 중에 중년의 싱글도 적지 않은데, 대부분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라며 “독서를 통해 각자 사유하고, 타인과 깊게 교감하면서 힐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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